[TOUR WORLD] 걷다보면 셰익스피어의 낭만과 고뇌가..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

뒤뜰엔 형형색색 꽃 만개..동화같은 생가서 즐기는 대표연극 하이라이트유년시절 보내던 학교 지나 유골 묻힌 교회까지 숨결 그대로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로열셰익스피어시어터에선 하루 두차례 세계 명작도 즐겨 매일경제 | 강다영 | 입력 2016.04.18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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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테마 여행  ;    세익스피어 탄생 400주년  기념  ( 2016  4 / 18  -    4 /  ) 

     

     

  •                                                 세익스피어  생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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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을 가로지르는 에이번 강의 고요한 모습.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을 가로지르는 에이번 강의 고요한 모습.
셰익스피어가 돌아왔다. 영국 문학의 거장이자 세계 최고의 극작가로 손꼽히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서거 400주년을 맞아 영국에는 셰익스피어가 환생한 듯 그의 숨결이 곳곳에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그의 고향인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Stratford-upon-avon)은 셰익스피어를 기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생가를 거쳐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낸 학교와 그의 유골이 묻힌 홀리트리니티교회를 돌면 셰익스피어의 일대기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로열셰익스피어극장에서 그의 연극을 감상하고, 마을을 따라 고요하게 흐르는 에이번(Avon) 강변을 산책하다 보면 찌들었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채울 수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매력이 넘치는 이 작은 마을에 발걸음을 옮겨보면 인생에 새로운 여행 챕터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탄생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엮어 1623년에 출간된첫 번째 작품집.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엮어 1623년에 출간된첫 번째 작품집.
셰익스피어는 1564년 4월에 태어났다. 지금으로부터 452년 전이다.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 있는 그의 생가는 그가 태어나 런던으로 건너가기 전까지 가족과 유년 시절을 보냈던 때의 모습을 간직한 채 우리를 시간여행으로 이끌어준다. 가죽 장갑을 만들어 팔던 사업가 아버지 존과 어머니 메리, 동생 길버트와 조앤, 앤, 리처드, 에드먼드가 함께 북적이며 살았던 이곳은 당시의 텍스타일, 가구 하나까지도 재현했다. 셰익스피어가 살던 시대인 16세기 중류 계급의 가정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엿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 생가 동쪽 끝에 자리 잡은 공방에 들어서면 어린 사업가 셰익스피어를 만날 수 있다. 장남인 셰익스피어는 아버지를 도와 이곳에서 생계를 함께 꾸렸으리라. 공방 한쪽 벽면에 난 창을 통해 손님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인간'에 대한 연구를 했을 것이다. 이는 훗날 그가 작품 속에서 그려낸 복잡다단한 인간 군상들의 토대가 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뒤뜰로 나가면 형형색색의 꽃과 식물들이 관광객들에게 봄을 알린다. 당시 셰익스피어와 그의 아버지가 작업 공간이자 채소와 허브, 과일나무를 키우는 장소로 썼을 뒤뜰을 걸으면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인다. 여기서는 셰익스피어 연극의 하이라이트만 보여주는 이벤트도 있어 잠시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다. 셰익스피어가 생애 마지막 19년을 살았던 그의 저택 '뉴 플레이스'도 올해 새 단장을 하고 7월부터 문을 여니 이때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셰익스피어의 유년 시절

셰익스피어가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생가.
셰익스피어가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생가.
셰익스피어의 생가를 봤다면 이제는 그가 공부했던 학교에 들를 차례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교실과 길드홀이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셰익스피어 생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현재 내부 단장이 한창으로 23일부터 공식 오픈한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삐걱대는 계단을 타고 2층에 오르면 셰익스피어가 공부하던 교실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셰익스피어는 아버지의 사업이 부침을 겪은 탓에 1571년부터 1578년까지밖에 이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서 셰익스피어를 가르쳤던 토머스 젠킨스는 훗날 그의 작품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The Merry Wives of Windsor)'에 등장하는 휴 에번스라는 인물의 토대가 됐을 정도로 짧은 학교 생활은 극작가로서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영면에 든 셰익스피어

홀리트리니티교회 내부에 자리 잡은 셰익스피어의 묘지.
홀리트리니티교회 내부에 자리 잡은 셰익스피어의 묘지.
홀리트리니트교회(Holy Trinity Church)는 셰익스피어가 잠든 곳이다. 태어나자마자 이곳에서 세례를 받았고 죽은 뒤에도 이곳에 묻혔다는 점에서 그의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재미난 점은 그의 시신이 교회 건물 밖 묘지가 아닌 교회 내부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 극작가로서뿐만 아니라 극장 소유주로 생전에 명성과 부를 모두 거머쥔 셰익스피어가 사후에도 자신의 묘지가 잘 보존되기를 원해 교회 건물 안에 묘가 마련됐다. 그의 묘지 옆으로는 부인 앤과 장녀 수재나, 그의 남편 존 홀, 손녀의 첫째 남편인 토머스 내시도 함께 묻혀 있다.

연극 속 셰익스피어

이 마을의 또 다른 명물은 로열셰익스피어시어터다. 마을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이 극장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뿐 아니라 파우스트, 돈키호테 같은 명작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이 극장은 짧은 기간 이곳에 머무르는 관광객들을 배려해 최대한 많은 연극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루에 무대를 두 번이나 바꿔가면서 다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이 극장은 무대부터 연기자들의 무대의상까지 모두 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만들 만큼 프로페셔널하다. 3만벌에 달하는 무대의상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하는 투어도 마련돼 있다.

▶▶셰익스피어 투어 즐기는 Tip〓영국항공을 이용하면 보잉 787 드림라이너로 이동한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은 런던 히스로공항 터미널 5로 도착한다. 영국항공을 이용하는 승객이라면 히스로공항에서 영국과 유럽 전역으로 뻗어 있는 연결편들을 통해 보다 쉽게 환승할 수 있다. 마침 영국항공은 현재 런던~인천 노선의 왕복 특가 항공권을 판매 중이다. 예약 관련 문의는 홈페이지 참고(ba.com).

※취재 협조〓영국관광청(www.visitbritain.com)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영국) = 강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