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지혈증
혈관 속 폭탄 '이상지혈증' 환자 178만명..약물에 따라 복용시간 달라
류난영 입력 2018.09.09. 10:00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부족, 비만, 스트레스 등으로 이상지혈증 환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상지혈증은 혈액 속에 돌아다니는 지방질이 우리 몸에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상지혈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2년 123만명에서 2016년 178만명으로 55만명(44.8%) 늘어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107만명으로 남성(70만명)보다 1.5배나 많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40대에서 50대로 접어들면서 환자수가 평균 2배 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 호르몬이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50세를 전후해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콜레스테롤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두 종류의 지방질이 있는데 지방질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기도 하고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둘러싸는 세포막의 구성성분일 뿐 아니라 소화액인 담즙산을 만드는데 사용되며 각종 스테로이드 호르면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적정선을 넘어 너무 많이 존재하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콜레스테롤 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여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반면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해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이상지혈증의 원인으로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기름기 많은 육류, 새우, 달걀노른자 등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과 잦은 음주, 운동부족 등이 원인이 된다.
이상지혈증은 그 자체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기적인 혈약 검사를 통해 혈액 지질 수치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지혈증이 무서운 이유는 혈관 내에 지방찌꺼기가 축적되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를 유발해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상지혈증을 치료하는 약에는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해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주는 '스타틴'과 간에서 중성지방의 합성을 억제해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주는 '피브레이트'가 있다.
스타틴 계열 약물로는 로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플루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등이 있다. 피브레이트 계열 약물로는 페노피브레이트, 겜피브로질, 베자피브레이트 등이 있다.
어떤 약물을 복용하느냐에 따라 복용시간도 다르다. 심바스타틴 등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 계열 약물은 일반적으로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자정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녁에 복용하는 것이 약효를 최대로 나타낼 수 있다. 반면 약물의 효과시간이 긴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제제 및 심바스타틴서방정 등은 시간에 관계없이 복용해도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자몽주스는 스타틴 계열에 속하는 약물의 간대사를 억제해 이들 약물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켜 근병증 등의 이상반응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며 "특히 니아신, 피브레이트류 등 다른 고지혈증 치료제나 이트라코나졸과 같은 항진균제와 함께 복용시 근병증이 증가할 수 있어 의사,약사와 상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피브레이트제제는 식후 즉시 복용하고, 겜피브로질은 식전 30분에 복용해야 한다.
피브레이트제제를 식사 전에 복용하거나 겜피프로질제제를 식사 후에 복용하게 되면 약효가 감소되기 때문에 약물에 따라 시간을 잘 지켜서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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