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 춘원 이광수 -
나는 노래를 부르네
끝없는 슬픈 노래를 부르네
천지가 모두 고요한
한밤중에 내 홀로 깨어 있어
목을 놓아 끝없는 노래를 부르네
노래는 떠 흩어지네
흐르는 바람결을 타고 흩어지네
새는 항아리에 물을 채우려고
길어다 붓고 또 길어다 붓는
여인 모양으로 나는 노래를 부르네
나는 귀를 기울이네
한 노래가 끝날 때마다 귀를 기울이네
산에서나
들에서나
어느 바다에서나
행여나 화답이 오나 하고 귀를 기울이네
그리고는 또 끝없는 내 노래를 부르네

아득히 머나 먼 곳으로 내게서 영영 멀어진 인연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그시절 그 인연들이
이 밤中 무삼히 떠온다.
내가 그들을 이렇게 그리워 생각하듯
그들도 나를 잊지 않고 아직도 나를 기억해줄까?
생각 천리
밤하늘 먼 곳을 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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